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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반대로 시호는 항상 졸린 목소리로 もしもし 하는데 코타로가 시호를 부르면 바로 텐션이 높아져서 "코타로..?!" 라고 할 것 같아. 오전에 전화해도, 오후에 전화해도, 저녁에 전화해도 항상 한결같이 반응 해주는 시호 때문에 코타로는 매번 시호에게 먼저 전화를 걸 것 같아. 그 목소리도, 반응도 귀엽다 보니까 아무 이유 없이 그저 목소리가 듣고 싶다는 이유로 전화를 하는 코타로야. 그리고 사귀면서도 이것저것 커플 프사 라던가 탐내던 시호라서 하는 방법을 시호에게 직접 알려달라고 해서 항상 라인에 기본 프로필이던 코타로가 함께 공부하다 잠든 시호 사진을 몰래 찍어두고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두었을 것 같아. 혼자 보려고 했지만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말이야. 그리고 라인을 하다 시호도 코타로가 프로필 사진을 자신으로 바꾼걸 보고 바로 라인을 했을 것 같아. 근데 하필 해도 공부하다 엎드려 잠든 사진을 했는지 시호는 그날 이불을 밤새 차지 않았을까?www 이걸 보고 다른 친구들은 역시 둘이 사귀나 싶을거야. 근데 정작 둘만 모르겠지. 좋아하는 마음은 있으나 선뜻 그런 마음으로 다가가지는 못하는 두 사람이니까. 아, 역시 삼젯도 너무 좋다. 할 수 있는게 많아서 풋풋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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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짐을 설쳐서 피곤하긴 하지만 매일 매일 식곤증이 심한 것 같아요..
어쩔때는 밥 먹으면서도 졸음이 몰려오는 경우도 있어서 본인이 어이없는.. 근데 시호도 딱 그럴 것 같아서 걱정된다. 시호는 코타로와 매번 붙어다니기 때문에 밥 먹을때도 진선조가 쫓아오는데 졸리다고 낮잠을 자버리면 그냥 눈뜨니까 감옥일 듯. 그래서 자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노력한다고 다 되는게 아니잖아. 결국 잠에 못이겨서 앉아서 꾸먹꾸벅 조는 시호를 코타로는 가만히 바라보다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그대로 자게 냅두던가 아니면 팔 한쪽에 시호를 끼고 진선조에게서 도망갈지도. 시끄러운 소리에 시호가 깨면 자연스럽게 “이제 일어나게.” 라고 퉁명스럽게 말하면서 시호는 잠이 덜 깨서 손을 잡고 함께 우당탕탕 도망갈 거야. 코타로도 아무리 성실하다지만 식곤증을 이길 수 있을까? 코타로도 시호 곁이라 너무 안심한 나머지 눈을 붙인다는걸 그대로 꼬박 자버리는 경우도 있을거야. 이럴때면 시호는 자신의 무릎을 빌려주고 등을 기대어 함께 자는 평화로운 시간도 보내겠지. 물론 후자는 진선조가 낮잠잘 틈도 안 줘서 몇 안 되는 소중한 시간이겠지만 후에 정치에서 손을 뗀 코타로에게는 주어지는 시간이 많을 거야. 그래서 하루 하루가 평화롭고 코타로가 없는 에도도 잘 돌아가지 않았을까. 굳이 잠을 이겨내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낮잠을 자는 이 순간을 즐기는 코타로와 시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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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로는 여유로울때 시호와 다과 시간을 가지는데 총리대신이 되고난 후로는 차 대신 커피를 자주 마셨을 것 같아. 독살 위험도 있어서 시호가 코타로에게 커피를 타주었을 거야. 밀봉 되어있는 인스턴트 커피지만 코타로는 매번 고맙다며 시호에게 인사를 건냈지. 사실은 전 처럼 다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큰 힘에는 그만한 희생이 있는 법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마음을 다스리는 두 사람이야. 그런데 코타로가 자주 밤을 새고 카페인을 들이키니까 몸이 버티지 못하고 코피가 터지는 일이 번번히 발생해서 시호는 걱정으로 매일 밤을 보냈어. 나라도 나라지만 몸이 멀쩡해야 나라를 돌보지 라며 매번 불만을 터트리지만 서류에 집중 하느라 시호의 불만을 듣는척 만척하난 코타로에 시호는 땅이 꺼질듯 한숨을 내쉬어. 계속해서 자기를 알아달라는 듯 코타로 앞에서 한숨을 내쉬는 시호에 코타로는 “나라도 꺼지겠네” 라고 서류에 눈을 고정한채 퉁명스럽게 말을 꺼냈어. 이때다 하고 썪은 나라보다 못한게 코타로 몸이라며 암살자가 오기 전에 과로사 할 것 같다며 잔소리를 했어. 어쩐지 둘의 위치가 바뀐 것 같아 코타로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고 시호가 코타로의 이름을 부르자 잔기침을 하며 다시 분위기 파악을 했지. 사실 총리대신이 되고 할 일이 많아 시호를 걱정끼친게 마음에 씌였지만 이렇게 시호가 직설적으로 나올줄은 코타로도 몰랐을 거야. 시호와 붙어있는 시간은 그대로지만 말이 적어지고 그리 신경써주지 못했으니까. 게다가 자신의 몸보다 나라를 우선으로 하니 정말 못말리는 사람이라고 시호는 생각하지 않았을까. 코타로에게 지켜야 할 것이 많은건 알았지만 어째서 가장 지켜야할 제 자신을 지키지 않는지 내심 속으로 코타로를 걱정하는 마음과 그 마음이 커져 원망하는 마음도 조금 있었을 거 같아. 왜냐하면 시호는 지금 그에게 있어 연인이자 그를 지키는 경호원이니까. 아무튼 시호에 잔소리에 조금이라도 챙기자 라고 생각한 코타로는 커피를 줄여가기 시작했고 무리해서 일을 늘리지 않게 되었을 거야. 무엇보다 시호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 다과시간도 가지게 되었지. 물론 시호의 반응은 훨 좋아졌고 눈쌀을 찌푸려 걱정하던 그 표정도 다시 보기 힘들어졌어. 시호만큼은 이 나라에서 웃어주길 바랐던 코타로의 마음에 답하듯이 시호는 한결같이 그의 곁에서 웃어줬을 거야. 시호의 웃음에 힘이 나는 코타로는 결국에 에도의 사상을 바꾸고 민주주의를 수립하고 헌법까지 발표하였지. 코타로는 지켜야할 것이 많지만 그중 시호의 미소만큼은 그 어느 것보다 더 지키고 싶은 그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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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밖에 나가는건 싫지만 비에 젖은 흙 냄새는 좋아해. 이따금씩 이슬비가 올때면 시호는 조용히 이불 속에서 톡, 토독 하고 비가오는 소리는 듣다가 툇마루에 앉아 가만히 비가 오는걸 구경할 거야. 코타로도 비가 오는 날에는 활동하기 힘들어서 시호 옆에서 답지않게 게으름을 피우겠지. 가끔은 이런 날도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 코타로야. 책을 펼쳐 사락 하고 코타로가 책을 넘기는 소리, 비가 오는 소리 전부 고요하고 평화로운 소리였기에 시호는 잠에서 깬지 얼마 안 되서 다시 나른해졌을 거야. 그리고 다시 엉금엉금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가 코타로를 빤히 쳐다봤어. 재밌어요? 라는 의미없는 물음에도 코타로는 “혁명가는 지식에 빠삭해야 하거든.” 이라고 대답하자 시호는 “헤, 코타로는 이미 천재 같은데…” 라고 낯부끄러운 말을 꺼냈어. 사실 코타로가 천재인 건 맞지만 고독한 천재라고 해야할까. 아니, 나사 하나 빠진 천재? 이게 맞겠다. 하고 혼자 쿡쿡 웃는 시호에 코타로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책을 덮고 시호 옆에 누웠어. “뭐가 그리 재미있는건가, 자네는.” “코타로 얼굴 보는게요.”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네, 잘생김이요.” 혼자 대답하고 혼자 부끄러워 이불 속으로 얼굴을 숨기는 시호에 코타로는 호탕하게 웃었어. 답지 않게 행동하는건 코타로 뿐만 아니라 시호도 마찬가지였지. 비도 오고 느긋하게 게으름도 피우고 사랑하는 연인이 옆에 있으니 이보다 평화로운 시간이 있을까. 그러다 코타로가 슬슬 잠이 몰려올때 갑자기 시호가 벌떡 일어나 잠이 다 날아가버렸을 거야. “오뎅탕에 사케가 먹고 싶어요.” “갑자기..?” “원래 비 올때 사케가 땡기는 거라고요.” “밖에 안개가 자욱한데.” “술안주로 딱이네요.” “어쩔 수 없군.. 자네가 술을 마시고 싶어 하는건 오랜만이니까.” “요 근처 포장마차에 가요.” “술에게 우리 둘만의 시간을 뺏겼군..” 이런 시간도 나름 좋았던 코타로는 내심 아쉬운 튀를 내고도 시호를 뒤따라 갔을거야. 비가 많이 와서 안개 덕분에 두 사람을 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조용한 포장마차에서 오직 두 사람만 술에 취했을 것 같아. 카부키쵸도 가끔은 평화로운 시간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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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로는 좋은 머리결을 항상 유지하는데 매일 밤, 그리고 아침 빠짐없이 머리를 빗어주고 에센스도 부지런하게 잘 바르는 걸까 싶어. 그리고 시호랑 잘때면 머리를 빗어주겠다고 항상 나서는 시호야. 이번에도 시호가 코타로의 머리카락을 한올 한올 빗어주는데 어두운 침실에 코타로 머리가 반짝하고 빛이났어. 시호는 기분탓인가 하고 다시 코타로의 머리를 빗어주는데 유독 한가닥이 빛에 반사가 되어 빛나고 있었지. 그걸 보고는 시호는 충격에 빠진듯이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손을 멈추었어. 시호가 머리를 빗는걸 멈추자 코타로는 무슨일 있냐며 물어보지만 시호는 크게 당황한 것 처럼 "아뇨!! 아무 일도 없어요!" 하고 소리쳤어. 코타로는 시호의 수상한 행동에 의문을 가졌지만 시호를 믿으니까 가만히 있었을 거야. 그리고 시호는 마른침을 삼키고 유독 빛나던 머리카락을 건져내는데 설마 했던게 두 눈으로 확인하니 바로 믿을 수가 없었지. 그 코타로가 새치라니.. 매일 매일 부지런하게 머리결을 유지하고 신경쓰는게 코타로인데 새치라니?! 코타로도 비록 30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 이르지 않나? 아냐, 매일 진선조에게 쫓기는데 스트레스들 안 받을리가 없지. 라고 그 작은 머리속에 수 많은 생각이 가득차있을 때"시호.. 시호!" "네 네?!" "머리를 빗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가." "아..하하. 여전히 코타로의 머릿결 유지 방법이 궁금해서요." "흠흠, 그런거라면 내가 알려줄 수 있지." "생각해보니 됐어요. 전 코타로 처럼 부지런 하지도 않고. 또 언제 새치가... 헙!" "새치..? 자네 나이가 몇인데 벌써 그런 걱정을 하는가." "그.. 그렇죠?" 한 순간에 말실수로 나락 갈뻔했다 라고 생각한 시호는 결국 코타로 몰래 새치를 정리하기로 했지. 다시 머리를 빗겨주겠다며 코타로의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 새치를 찾아 조용하고 순식간에 머리카락을 뽑으려고 한 그때 "아, 참. 혹여 내게도 새치가 있거든 뽑지말게ㄴ. .아야." 순간 시호의 표정이 이미 나락이라고 갔다온 사람처럼 싸아아 해졌고 시호는 결국 뽑아낸 코타로의 새치를 다시 코타로 머리속으로 심어두었어. "코, 코타로가 무슨 새치에요!" "그것도 그렇지. 음. 그보다 아까 따끔했는데.." "머리가 조금 엉켰더라고요. 이제 잘까요? 잘 자요!" "어..어. 잘 자게.." 코타로에 말에 망했다라고 생각한 시호는 급하게 이불속으로 들어가 먼저 자는 척을 했어. 누가봐도 수상한 행동이지만 어쩔 수 없는걸. 이번 일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코타로한테 비밀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시호였어. 누가봐도 수상하게 자는척을 하는 시호를 바라보며 코타로는 뒷머리를 만지막 거렸어. 분명 머리카락이 뽑히는 그 감각이였는데.. 라고 중얼거리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