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썰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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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잎이 휘날리며 따뜻한 봄 바람이 불어오는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이야. 하지만 여기 고통받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거처를 옮겼다가 꽃가루에 시달리는 양이지사들이야. 신주쿠 중앙 공앙에서 조금 떨어진 해결사와도 가까운 거리에 거처를 옮겼것만. 하필 이 시기에 자꾸만 날아 들어오는 꽃가루에 매일 재채기를 하는 코타로와 시호일 것 같아. "푸엣취!"  [엣취] ".. 엣취" "어이! 누가 엘리자베스 재채기에 츳코미 좀 걸어.. ㅈ.. 푸엥취!!"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재채기 소리에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코타로는 꽃향기가 들어오는 곳을 추적해갔어. 코타로가 나가는 것을 본 시호는 코를 집게로 막고서 코타로를 따라왔지. 그리고 그 끝은 멀지 않았고 헤도로의 숲 이라는 꽃집에 걸음을 멈추었어. 코타로와 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들어갔더니 험학하게 생긴 양이지사보다 더 테러리스트 같은 천인이 "어서오세요" 라며 나긋하게 말을 걸어왔을 거야. 처음 분위기에 휩쓸린 코타로와 시호는 뒷걸음질을 쳤고 이내 코타로가 당당하게 입을 열었지. 
"꽃!!!! .... 한 송이만 부탁하오." 
"코타로.....?!!?" 

분명 이 곳에는 꽃가루에 대해 따지러 왔을텐데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얼굴 때문인지 코타로도 결국 한 걸음 뒤로 물러났어. 결국 손에 꽃 한송이 들고나온 코타로는 시호를 보더니 "자네와 어울리는 색으로 부탁했네." "그와중에 센스 있었네요." "뭐, 순발력이지. 아무튼.. 이웃이니 참아보라고 설득해야지." "좋은생각이에요." 그렇게 흩날리는 꽃가루 사이로 사라지는 코타로와 시호일 것 같아. 거처에 돌아오자마자 조금 후회하는 두 사람이지만. 때로는 후퇴가 답일지도 몰라도 후회 없는 선택을 하려면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 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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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코타로는 마음이 복잡하거나 뜻대로 풀리지 않을때 카부키쵸가 훤히 보이는 언덕, 혹은 가장 높은 건물 위로 올라가서 카부키쵸를 내려다 보았을 것 같아. 그것도 혼자서 말이야. 하지만 언제나 코타로를 따라가는 시호는 그 날도 코타로의 한 발자국 뒤에서 숨을 죽이고 따라갔을 거야. 물론 코타로는 뒤에 누군가가 따라오고 있다는 것도 그 사람이 시호라는 것도 다 알고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카부키쵸가 훤히 보이는 곳에서 코타로는 손을 뻗어 한 참을 내려다보았어. 시호는 나무 뒤에 숨어있다가 그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을 것 같아. 

“이곳에서는 참으로 쉽지 않은가.” 
코타로의 한 마디에 시호는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어. 에, 혹시 나한테 한 말인가? 하고 말이야. 그리고 그런 시호의 생각을 읽은 듯이 코타로는 뒤를 돌아 시호를 바라보았어. 

”시호 자네에게 한 말이네.“
”언제부터 알았어요..?“
”글쎄, 자네가 고양이에게 한 눈이 팔렸을때?“
”거의 처음부터잖 아요!“
”뭐, 그렇지.“
”코타로는.. 이곳에 자주 오는 건가요?“
”이따금씩. 이곳은 카부키쵸가 제 손에 다 잡히는 곳이거든.“
”.. 정말이네요. 그 커다란 에도가, 카부키쵸가 작게 보여요.“
“그렇지. 저 나무에 올라가면 더 잘 보이네.”

코타로는 이 한마디를 하고 너무나 쉽게 나무에 올라 탔어. 이에 뒤쳐지지 않고 시호도 나름 날렵하게 나무를 타는데 손을 내민 코타로는 쉽게 오르는 시호에 머쓱하게 손을 거두었지. 그 모습에 시호는 본인도 모르게 웃어 보였지만. 코타로는 헛기침 한 번 하고서 손가락으로 앞을 가르켰어. 시호의 시선은 코타로의 손가락 끝을 향했고 탁 트인 에도를 한 눈으로 보니까 그저 자신이 작게 느껴졌을 거야. 하지만 그 에도는 우리가 살고있는 카부키쵸는 찬란한 하늘만큼 아름다웠을 것 같아. 시호는 고개를 돌려 코타로를 바라보았고 의미모를 코타로의 웃음을 한찬동안 바라보는 시호야. 그리고 생각했지. 아, 코타로가 지키려는 것은 바로 이거 구나 하고 말이야. 단순히 살아갈 공간, 다시 돌아올 곳이 아니라 다 같이 살아가는, 저 쉽게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의 카부키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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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로는 사진을 찍는걸 인식하면 어색하게 행동 할 것 같아. 과하게 포즈를 잡는다거나 카메라를 인식해서 자꾸만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려서 망한 사진만 나올거야. 그래서 시호는 코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싶어 하고 몰래 사진을 찍었을 것 같아. 진선조를 피해 달리는 순간, 고양이에게 달려드는 순간, 때로는 벚꽃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순간이라던가.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을 그의 얼굴이 다가오는 순간 이라던지. 물론 시호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는 않지만 모든건 시호의 눈에 찰나를 놓지지 않고 있었을거야. 시호의 시선은 항상 코타로에게 향해있으니까. 카메라가 있다 해도 앞서 말한 것 처럼 과하게 포즈를 잡다가 어색할게 뻔해. 그렇다 하더라도 이따금씩 눈으로도 만족 못할만큼 이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 코타로가 __ 하는 순간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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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로는 수년간 전장에서 보낸 사람이다 보니까 소리에 예민했을 것 같지. 특히 인기척에 말이야. 시호가 코타로를 몰래 놀래켜 주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살금살금 다가가 어깨를 툭 치려고 하는 순간 코타로가 뒤를 돌아봤을 것 같아. 시호는 본인이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뒤로 털썩 하고 넘어졌을 것 같아. 

"으꺅!!"
"시, 시호..?"
"깜짝 놀래켜주려고 했는데.. 언제 부터 눈치챘어요?"
"흠, 자네가 숨을 크게 들이마실때 부터?"

놀라서 넘어진 시호에게 코타로는 손을 내밀었고 시호는 입을 삐쭉 내밀면서 자연스럽게 코타로의 손을 잡고 일어났을 거야. 가볍게 옷을 털고 일어난 시호는 툴툴 거리며 코타로를 바라보았지. 코타로는 거의 처음부터 놀래키기 위해 다가오는 것을 알았고 그게 시호인 것도 바로 파악했을 것 같아.

"그런데 저인건 어떻게 알았어요?"
"발걸음이 요란한게 딱 자네였지."
"에, 제 발걸음이 그렇게 요란한가요? 
뒷꿈치도 들고 살금살금 걸었는데.. 역시 코타로는 귀가 너무 좋아요."
"이것도 장수의 기본 수양이지. 그보다 아까 으꺅 이라고.."
"아~ 오늘 날씨 좋다!"
"곧 비가 온다네."
".. 전 비오는 날도 좋아요."
"젖느걸 싫어하면서."
"정말 한 마디도 안 져주네요."
"장수가 지면 모두를 잃.."
"알았어요.
한 마디도 안 지고 잔소리까지 얹으려고 하는 코타로에 시호는 툴툴 거리며 앞장 서서 걸어가기 시작했을 거야. 그런 시호를 바라만 보다 아까 놀라서 이상한 비명을 지른 시호 모습이 떠올라 쿡 하고 웃음이 터진 코타로야. 정말이지, 생각만으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사람은 시호 뿐일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 이것과 별개로 무의식 적으로 코타로 앞에 나타나면 "흐아악!" 하고 놀라는 코타로가 아닐까. 인터뷰 편에서 놀랐던 코타로 처럼 말이야.ww 놀란 코타로의 모습은 정말 보기 힘드니까 그런 무방비한 코타로의 모습을 보면 시호는 두고두고 놀리거나 계속 생각할 것 같아. 언제나 그의 자리에 걸맞게 행동하는 카츠라 코타로 보다 사랑하는 한 사내로서 바라 보는게 좋았을 테니까. 그의 인간미라고 해야할까 본심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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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쏟아져 내리는건 아주 잠깐 사이였어. 코타로는 마실을 나간다고 신을 신고 있을때 아직 코타츠 안에서 뒹굴거리던 시호는 창 밖의 날씨를 보고 코타로에게 우산을 가져가라고 소리쳤지. 분명 대답까지 들었으니 우산을 가져갔겠지 하고 시호는 하염없이 코타로를 기다렸어. 10여분 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나가보니 쫄딱 젖은 코타로가 서있었을 것 같아. 

"코타로!? 분명 우산을 가져가라고 했는데.."
"아.. 두고 나왔어."
"잠깐 기다려요. 금방 수건을 가져올게요."
"고맙네."
"젖으니까 들어오지 말고요!"
"알았네.."

답지 않게 우산을 까먹고 나간 코타로나 수건을 가져와 머리를 털어주는데 계속 딴생각에 빠져있는 코타로를 보고는 시호는 걱정이 되었어. 혹 무슨 걱정거리가 있나 싶어 물어봐도 없다고만 대답하는 코타로야. 그리고 다음날 시호가 몰래 당고를 사러 나가려고 할때 코타로는 눈치채고 날시가 좋지 않으니 우산을 가져가라고 했을 것 같아. 시호는 이왕 들킨거 금방 갔다온다고 우산을 챙기려고 하는데 분명 놓고갔다던 코타로의 우산이 없는거야. 시호는 자신의 우산을 챙기며 고개를 갸웃뚱 거렸지. 당당하게 받은 용돈으로 당고를 사고 들어가는 길에 코타로 말처럼 비가 한 방울 떨어지더니 이내 옷깃이 젖을정도로 쏟아내렸어. 얼른 들어가서 당고를 먹을 생각에 시호는 우산을 펼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갔지. 어디선가 야옹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말이야. 시호는 주변을 살피다 한 집앞 풀숲에 작은 고양이가 있는걸 발견했어. 이미 비에 맞아 털이 젖은 채로 어미를 부르는 것인지 시호는 급하게 자신의 우산을 씌어주었을 거야. 한참을 바라보다 혹시 자기때문에 어미가 근처에 있음에도 오지 못하는건가 싶어 우산을 씌워준채 자리를 벗어난 시호야. 몇 분 후에 어미가 나타난 것을 지켜본 시호는 그제서야 그 자리를 벗어나 비에 맞은채 거처로 들어갔을 것 같아. 우산을 챙기라고 했는데 홀딱 젖어 들어온 시호의 모습을 보고 어제 시호가 해준 그대로 코타로는 수건을 가져와 시호의 머리를 털어주었어. 거기다 잔소리까지 얹어서.  

"감기 걸리려고 작정했나?"
"그게.. 당고집에 우산을 두고 왔어요."
"자네는..."

베시시 웃어보이는 시호에 할 말이 사라진 코타로야. 그러고 보니 어제 답지않았던 코타로의 행동들.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는 행동들이였어. 항상 앞을 내다보며 상황을 판단하는 코타로가 우산을 두고 갔을리가 없고 두고갔다던 우산도 없었으니까 말이야. 혹시 자신이 생각한게 맞나 싶어 시호는 코타로를 노려보는 것처럼 빤히 쳐다보았어. "코타로 혹시..."
"왜 그러는가."
"아니에요. 고양이 가족들도 비는 싫은가봐요."
".. 그렇겠지."

시호의 입에서 고양이 소리가 나오자 코타로는 멈칫 하더니 이내 그렇게 된거군 이라고 말하는 표정으로 웃음을 지었지.
 고양이들도 두 사람의 다정함에 물들어 비 오는 날에도 함께 할 수 있었을 거야.  물론 두 사람이 비를 맞았다고 감기에 걸릴 일은 없었어. 코타로가 바이러스를 다 흡수하는 바람에 코타로가 조금 맛이 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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