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17
코타로나 시호는 항상 도망가는 쪽이기 때문에 장신구를 할 수 없어. 그래서 평범한 커플들이 당연하게도 하는 커플링, 커플 템 조차 사치라고 생각했얼 것 같아. 물론 아쉬운건 둘 다 마탄가지지만 솔직히 도망가는데 장신구는 걸리적 거리고 실용성도 없으니까. 하지만 딱 하나, 엘리자베스 와 관한건 둘다 좋아하고 특히 귀여운 것에 환장하는 타입이다 보니까 커플 목도리 같은건 있지 않을까 싶어. 그것도 엘리자베스 얼굴이 그려진 목도리가. 생각만 해도 귀여운데 어쩐지 남들이 다 하는 커플템을 할 수 없어 아쉬워 했던 시호를 위해 코타로가 몰래 준비했을 것 같아. 길을 가다 귀여운 것을 발견했다며 목도리를 내보였지. 그런데 그 목도리가 하나 더, 코타로 목에 걸려있는거야. 시호는 설마 하고 말 없이 코타로를 바라보는데 코타로가 헛기침을 하며 맞다고 끄덕였어. 시호는 당장 포장지를 찢고 목도리를 한 없이 바라보았을 것 같아. 처음으로.. 처음으로 사랑하는 이와 커플템이라는 것이 생겼다는 것이 너무 기쁜거야. 베시시 웃으며 고맙다는 시호에 코타로는 이제야 기운이 났나. 하고 다정하게 웃어줬을 것 같아. 사실 둘 다 화려하게 장신구를 하고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커플링도 없었을 것 같은데 삼젯au에서도 똑같지 않을까. 시호가 아무래도 추위를 많이 타는데 준비성은 커녕 덜렁거리니까 겨울에도 옷. 이게 끝인거야. 손이 시렵다고 장갑을 끼라 하면 불편하다 그러고 목도리를 걸치라고 하면 귀찮다고 해버려. 그러다 혼잣말로 “추워..” 라고 중얼 거리면 코타로가 그걸 듣고 미리 준비해둔 목도리를 해줄 것 같아. 사실 불편하지만 사랑하는 이거 선물이라고 자신과 똑같은 목도리를 해주는데 누가 거절하겠어. 결국 목도리를 꽁꽁 싸매고 입꼬리를 올려 웃는 시호겠지.
(2) 2/18
코타로가 여장을 자주 하는 것 처럼 진선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시호도 가끔씩 남장을 하는데 의외로 이게 먹혔을 것 같아. 코타로가 여장한 것이 너무 예뻐서 진선조가 의심을 못하는 것 처럼 말이야. 시호는 안 그래도 머리가 짧은 편이니까 꽁지머리로 묶고 다니고 남자의 옷을 입고 다니면 남장 끝. 꽤 간편하면서도 진선조도 못알아보니 오히려 이쪽이 더 편한 쪽이라고 생각하는 시호야. 특히 기모노가 뛰기 힘들어서 하카마를 입고 다니는 시호 입장에서는 남자의 옷이 움직이기 더 수월했지. 본인 말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그래도 꽤 예쁘장한 남자 아이 같아 보였어. 키가 작아 어린아이 같이 보이는건 어쩔 수 없지만 나름 자신이 있었고 입만 다물면 들킬일도 없었지. 그렇게 코타로와 다니던중 결국 당고의 유혹에 이기지 못해 몰래 빠져나와 당고를 먹오 있을 때였어. 지나가던 언니들이 시호를 보고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호스트 직원 같이 보이는 한 명이 갑작스럽게 시호에게 명함을 내밀었지. 시호는 갸웃거리며 아무 말 없이 명함을 받었더니 호스트라고 적혀있는걸 보고 그 사람을 째려보았을 거야. 그러더니 머쓱한 웃음과 함께 너라면 최고의 호스트 넘버 원이 될 거라며 젊은층,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아직은 어리지만 크면 될 수 있다고 꼬시고 있었어. 시호는 어이가 없어서 혀를 차고 일어나려는데 그거 붙잡았지. 사실 지금 직원이 없어서 어린아이지만 눈길을 끄는 시호를 붙잡은 거라고. 시호는 안타까운 사정에 함부로 내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본인이 여자인 것을 밝혀야 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입을 열어 말을 했을 것 같아. “저.. 여자인데요..” “뭐?! 하지만…. 아아..” “죄송하지만 갈길이 바빠서요.” “자, 잠깐만! 여자여도 괜찮다. 보수는 줄 테니 하루만 일해줘.” “네..? 하지만 제가 말하면 여자라는 것을 들킬텐데요.” “넌 그냥 웃기만 해도 괜찮다.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지.” “에.” 고민을 하던 사이 결국 시호는 언제 나왔는지 다른 호스트들 사이에 둘러쌓여 결국 가게 안으로 들어왔을 것 같아.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딱 하루 호스트원을 맡게 되었고 코타로가 걱정되지만 나중에 잔소리 듣고 말지 하고 넘겼어. 그리고 그 사장 말대로 시호는 접대를 할 때 말 없이 그저 웃음으로 넘겼고 의외로 누님들 취향에 맞아 인기를 끌게 되었어. 이거 정말 괜찮나 싶지만 나름 즐거운 경험이라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지. 그리고 보수도 꽤나 두둑하게 받아버려서 다음에 또 요청하면 갈까? 싶은 시호야. 물론 거처에 가니 조용히 앉아있는 코타로에 입꾹 다물고 잔소리를 들었겠지.“그러고보니 오늘 자네를 찾으러 다닐때 한 호스트가 인기를 끌더군.” “네, 네..? 그랬어요..?”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자네를 찾기 힘들었네만. 꽤나 어린 남자아이가 인기를 끌었다 하군. 자네, 오늘 남장하고 있지 않았나?” “아하하. 우연~ 우연이네요!” ”흐음. 앞으로 남장은 금지시켜야..“ “네? 방금 못들었어요, 코타로.” “피곤할텐데 일찍 자라고 했네.” “네~” 들킬뻔 했지만 다행이 들키지 않아 한숨을 푹 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시호에 코타로는 눈을 떼지 못했지. 여자일때도 남장일때도 사람들의 눈길을 끄니 앞으로 시호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코타로 일 것 같아. 사실 시호는 자각을 못하고 있겠지만. 갈색에 드넓은 파란 바다가 생각아는 눈동자, 흔하면서도 시호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무언가가 있었지. 이에 코타로는 질투라는 감정에 걱정을 했을 것 같아.
(3) 2/20
저번에 화려한 남자의 소박한 고백이 좋다는 글을 봤는데 나는 반대가 더 좋은 것 같다.. 화려하지 않는 남자의 소박한 고백이 더 좋아. 왜냐면 그 사람의 소박함은 자신의 전부를 의미할 테니까. 있는 그대로의 진심을 담은 고백이 좋아. 그리고 그게 바로 코타로겠지. 코타로는 쫓기는 몸으로 어떤 면에서 말하면 화려한 남자긴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 몸 밖에 없는, 가난한 양이지사야. 만약 돈 많고 뒷배 있는 사람과 가난한 양이지사 중에 고를 수 있다면 누가 양이지사를 택하겠어. 이런 별 볼일 없이 오히려 위험한 사내인 것을 코타로는 그 누구보다 알고 있지만 자신을 나락까지 따라가줄 시호라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소박한 고백을 한 걸지도 몰라. 이미 연애하기에 적합한 상황은 아니지만 자신을 선택해준 시호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주기 싫었을거야. 긴토키가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아 소중한 것을 만들기 싫어 했지만 결국에 해결사를 하고 있는 것 처럼, 코타로도 결국에 그동안 무시해왔던 감정이 벅차올라 한계가 왔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 가진게 없는 양이지사의 소박한 고백은 시호에게 있어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는 화려한 세상이 되어줬을 거야.
(4) 2/20
가난한 양이지사라고 하니까 생각난건데. 시호가 전체적으로 회계 장부를 맡고 있어서 돈에 예민할 것 같아. 시호가 급발진이 심해서 그런거지 기본적으로 낭비를 하는 성격은 아니야. 근데 온건파 양이지사가 가난한건 전적으로 시호와 코타로 탓도 있을거야.. 왜냐하면 장부에는 2月20日
당고값 300엔
길고양이 밥값 120엔
점심 라멘 700엔
폭탄, 그외 27,190엔 -조금 자제 . ..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휑하고 돈이 들어오는 것도 시호와 코타로가 아르바이트 해서 얻는 거니까. 시호가 금적적으로 도움을 받아보자고 해보지만 이를 말리는 코타로일 거야. 아무리 나라를 위해 힘쓴다 한들 믿어주는 사람은 별로 없고 결국에는 양이지사 자금에 들어가는 것도 양이지사들의 의식비도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한숨만 푹 내쉬고 이럴때 에도 성을 한 번씩 째려보는 시호야.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매번 적자가 나고 사실 진선조가 있는 한 막부도 무너지지 않을테고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 그럼에도 코타로가 포기하지 않는 한 시호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거야. 이따금씩 힘들다 티를 내도 절대 코타로에게 기대지 않을 거고 무너지지 않겠다 결심한 시호였어. 그를 따라가기로 한 이후부터 말이야. 그래서 진선조에서는 시호를 카츠라의 개라고도 놀리지만 양이지사 사이에서는 코타로를 지키는 검, 이라고 조금씩 수근거렸을 것 같아. 당고 먹는 것만 줄이면 조금 좋겠다는 항의도 많지만.
(5) 2/21
삼젯에서 같이 방과후 하는 코타로와 시호는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무언가를 열심히 집중해서 하는 코타로를 보면 정말 존경심이 드는 시호야. 그러다 햇살을 맞은 코타로의 모습이 아름답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멍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문뜩 이 순간을 남기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어 곧장 핸드폰을 꺼내 들어 사진을 찍었어. 그러다 찰칵 소리를 들은 코타로가 그제서야 시호를 바라보았고 무엇을 찍었는지 물어봤을 것 같아. 시호는 다급하게 핸드폰을 숨겹지만 역시 찰칵 소리까지 숨길 수는 없었어.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리며 뭐라 변명할까 하다가 마침 하늘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며 변명을 했을 거야. 코타로는 뒤를 돌아 하늘을 바라보았고 “과연.. 하늘이 이토록 맑아서 눈이 부셨군.” “그, 그치. 왠지 땡땡이 치고 싶어지는 하늘이야.“ ”그건 안 되는 말이네.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다행이 잘 넘긴건가 싶어 시호는 코타로를 등지고 핸드폰으로 찍었던 사진을 확인해봤어. 아까 보았던 그 광경을 모두 사진으로 담기는 힘들었지만 나름 턱을 괴며 햇빛을 받은 코타로의 모습이 정확하게 찍혀있었을 거야. 사실 어찌보면 코타로 몰래 찍은 사진이라서 절대 누구에게도 공개못하는 사진이였지만 시호는 애초에 누구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찍은 사진도 아니였고 혼자만 간직할 생각이였지. 베시시 웃는 시호의 뒷모습을 코타로는 지긋이 바라보았고 어쩐지 코타로의 얼굴이 붉어졌을 것 같아. 코타로가 시호의 시선을 몰랐을리가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