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썰백업
story

(1) 22. 2/28

사실 오늘 아침에 앞머리가 눈을 찌르길래 큰맘 먹고 자르기로 했어요!

양손잡이가 아니라 신중하게 빗으로 잡고 자르려고 하는데 뒤에서 우당탕! 소리가 나면서 코타로가 등장해서 깜짝 놀란거 있죠.. 근데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진짜 놀라서 망설임 없이 앞머리를 서걱 잘라버려서.. 앞머리가 눈썹 위로 올라가면서 쥐가 파먹은 듯이 잘라져서ㅠㅠ 이미 길이가 짧은데 더 다듬을 수도 없어서 눈물 흘리면서 코타로 보니까 본인이 무슨 잘못 했는지도 모르면서 허둥지둥 사과하는 거예요. 이대로 다니기 쪽팔려서 앞머리 꾹꾹 눌러보다가 결국 오늘 하루종일 삿갓을쓰고 다녔어요.. 코타로도 신경 쓰였는지 괜찮냐고 물어봐서 울먹 거리니까 오히려 웃음을 참고 있는거예요!

누구때문에 놀라서 이렇게 됐는데. 그래서 지금도 삐진척 하고 있어요. 이대로 맛있는거 얻어먹으려고요.ww

 

(2) 4/29

코타로의 평소 행보를 보면 그의 별명중 하나인 광란의 귀공자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거야. 그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풍부한 상상력 때문에 이따금 바보짓을 하고 다니니까. 하지만 그의 뒤를 지키는 시호와 다른 양이지사들은 알고 있을거야. 그보다 어울리는 별명은 없을거라고. 진선조와 맞싸울 때면 코타로는 전방이 아닌 후방에서 지휘를 했겠지. 하지만 진선조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게 현실이라 어쩔 수 없이 코타로가 전방에 서서 지휘와 동시에 싸움에 가세를 했을 것 같아. 그리고 그런 그의 뒤에서 등을 맞대고 싸우는 자들은 알고 있겠지.  그가 얼마나 굳세고 정갈하게 제자리를 지키며 싸움을 하는지. 그야말로 광란의 귀공자 다운 모습이였을거야. 그리고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였지. 리더 다운 카리스마에 압도적으로 전방을 꿋꿋하게 지키는 코타로의 모습에 몇 진선조 대원들은 겁을 먹었을거야. 하지만 코타로의 싸움 방식은  이런게 아니라서 진선조가 주춤하는 모습이 보이면 바로 후퇴를 했겠지. 코타로는 지키는 싸움을 해왔으니까. 코타로 지시에 따라 다들 도망가는 와중에 코타로는 맨마지막을 지키며 모두를 안전하게 대피시키고는 위풍당당하게 “사라바” 라는 말을 남겼겠지. 정말 도망자의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당당함에 상대는 헛웃음이 나올정도였지. 그리고 매번 이렁식으로 진선조를 농락했을거야. 그렇기에 진선조는 코타로를 잡으려고 악을 썼어. 물론 쉽게 잡힐 코타로는 아니지만 한동안은 진선조 내에서는 도망의 코타로, 카츠라 등이 아니라 광란의 귀공자 라고 불렸을 것 같아. 물롬 히지카타는 콧방귀를 뀌며 그 대원들에게 시말서를 쓰게 했겠지만. 반대로 카츠라 일파는 진선조 내에서 코타로가 그렇게 불리자 조금 자랑스러워 했을 것 같아. 그중 시호가 방방뛰며 어깨가 하늘로 승천할정도로 자기 일 인 것 처럼 기뻐했지.

 

(3) 4/30

약간 이런 분위기 보고싶다. 옛날 사진을 꺼내들어서 서로에게 옛날에는 어땠는지 어떤 아이였는지 오직 서로에 대한 얘기만 하는 것. 근데 현재 코타로와 시호는 과거를 잃었다고 할 수 있어서 추억할 수 있는 사진도 아무것도 없어. 그래서 한다면 삼젯au로 직업을 가진후 동거를 하려고 짐을 전부 풀어둘때 보지않을까. 옛 고등학교 삼젯 졸업사진도 보고 더 과거인 태어났을때 사진이라던가. 원래 짐을 정리하려고 하면 어 이거는, 하면서 갑자기 추억이 떠오르고 얘기하게 되잖아. 코타로와 시호도 마찬가지지. 처음 동거하기로 해서 두근두근 했지만 금세 추억에 빠져들었을거야.  먼저 시호의 사진을 보면 작은 더듬이, 빠진 앞니로 입을 크게 웃는 사진이라던가. 어렸을 때부터 소심하지만 잘 웃어보였던 아이라고 본인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코타로는 바뀐게 없이 여전한 시호에 사진을 웃으며 바라보았겠지. 그리고 고등학교 단체 사진을 보면 시호의 눈이 항상  코타로에게 향해 있던 것도. 물론 코타로도 그 시선을 느꼈을테지만 그때는 뭐 학교를 개혁한다고 하면서 날뛰었을때라. 그리고 코타로 사진을 보면 바보짓 하는 지금과 다르게 다소 야무지고 겸손한 구석이 보였을 것 같아. 하지만 시호는 코타로 어렸을때 사진을 보고 풋 웃었을거야. 단 한가지, 변하지 않는 그의 고지식한 눈썹과 꿋꿋히 다문 입. 누가봐도 코타로의 모습에 시호는 이모습도 지금 눈으로 보고싶다는 생각과 역시 사랑스럽구나 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라면 당연히 궁금하고 그 모습 역시 사랑스러울 거라 생각했던 두 사람이지만 실제로 보니 본인이  몰랐던 모습까지 보고나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지. 과거를 곱씹으며 추억하는 것도 좋지만 오늘 안에 방 정리를 하지 않으면 잘 공간이 없었어. 부랴부랴 정리를 끝낸 코타로와 시호는 새롭게 알게된 서로에 대한 모습을 상상하며 잠을 청했을지도.

 

(4) 5/1

날씨가 좋아서 산책을 하기로 했는데 보기보다 바람이 불어 쌀쌀한 날씨인거지. 시호는 수족냉증이라서 금방 손이 차가워 져서 손을 꼬옥 쥐고 있으니까 그걸 눈치챈 코타로가 스윽 손을 잡아줄 것 같아. 코타로의 손이 따뜻해서 괜스레 입꼬리까지 풀어저서는 싱글벙글 웃는 시호였지.근데 바람이 쌩 부니까 이제는 몸까지 으슬으슬 해지는거야. 분명 안에서 봤을 때는 여름같이 화창한 날씨였는데. 결국 몸까지 떠는 시호를 보고는 코타로는 산책을 끝내고 들어가자고 할거야.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는데 코타로가 시호를 불러세웠어. 계속 오들오들 떠는 시호를 볼 수만은  없어서 코타로가 하오리까지 벗어줬을 것 같아. 아마 코타로도 추울텐데.. 라며 작게 중얼거리자 코타로는 큰소리를 떵떵 치며 “사무라이는 이런 추위에도 견뎌야만 한다네.” 라며 웃어보였지. 그모습에 역시 코타로! 라며 다시 되돌아가기 시작했는데 거처에 거의 다 와서 코타로가 오들오들 떠는거야. 그모습에 역시나 걱정되었던 시호가 머뭇 거리다가 코타로를 포옥 안았지. 덩치차이가 있어서 코타로가 시호를 껴안은 것처럼 보였지만. 아무튼 코타로는 손을 어디로 둘지 모른채 허둥대니까 “이러면 안 춥죠?” 라며 시호는 코타로를 더욱 안았어. “하하. 그렇군. 전혀 춥지않아.” 시호에게 한 방 먹었다는 듯이 웃은 코타로는 그제서야 본인도 시호를 안았지. 제 품에 꼬옥 들어오는 시호를 더욱이 소중하다는 듯이 말이야. 그런데 거처 앞에서 그러고 있으니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지는거야. 사람 바로 앞에서 그런 애정행각을 했다고 생각하니까 두 사람은 금세 얼굴이 달아올랐을거야. 큼큼. 헛기침을 하고 들어가자는 코타로에 시호는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고 고개만을 끄덕였지. 그리고 양이지사들 사이에서 코타로가 거처앞에서 이러쿵 저러쿵 소문이 퍼졌을 것 같아.ww

 

(5) 5/3

간만에 바이오 문구를 바꿔 봤어요! 코타로는 양이지사의 새벽, 시호는 양이지사의 샛별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새벽은 동이 틀 무렵이라 고요하고 고독한 시간이라도 생각해요. 그리고 리더의 자리도 마찬가지고요. 반면에 샛별은 새벽 동쪽 하늘에 반짝이는 금성이죠. 고요한 새벽 시간에 홀로 빛을 내는 샛별은 새벽에게 있어 가장 밝게 빛나는 존재이고 유일한 존재겠죠. 코타로에게 있어 시호도 그런 존재일 거예요. 하지만 코타로는 새벽에 빛나주는 샛별 뿐만 아니라 하나 둘씩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 주민들까지 보이겠죠. 코타로는 그런 사람이니까. 그럼에도 샛별은 매일 외로운 새벽 뒤에서 그 누구보다 빛나며 새벽을 지키고 있을거예요. 새벽은 샛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보이지만 샛별에게는 새벽이 전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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